상표권자가 베트남에서 제3자에 의해 자신의 상표가 이미 출원되었거나 등록된 사실을 발견했을 때, 대개는 사안이 명백하다고 직관적으로 판단하기 쉽습니다.
“상표도 동일하고 지정상품도 동일하다. 이는 명백한 악의적 출원(무단 선점)이다.”
하지만 실무상에서는 반드시 그렇지만은 않습니다.
이의신청(Opposition)이나 무효심판(Invalidation) 절차에서 두 상표 간의 유사성을 입증하는 것은 대개 사건 전체에서 가장 수월한 단계에 불과합니다. 진정한 난관이자 대다수 해외 상표권자들이 어려움을 겪는 지점은 바로 ‘증거 확보’에 있습니다. 엄격한 선출원주의(First-to-file) 체계 아래에서 출원인의 ‘악의(Bad faith)’를 입증하려면, 출원인의 주관적 의사, 상업적 동기 및 부정한 목적을 명확히 증명해 내야 합니다.
결정적인 ‘직접 증거(스모킹 건)’는 현실적으로 존재하는 경우가 매우 드뭅니다. 따라서 베트남에서 성공적인 악의성 주장을 펼치기 위해서는 개별 서류를 단편적으로 제시하기보다, 상호 보완적이면서 유기적으로 결합된 완결성 있는 증거 체인(Chain of evidence)을 구축하는 데 집중해야 합니다.
실무 경험에 비추어 볼 때, 실질적인 심증 형성에 결정적 영향을 미치는 핵심 증거 요소는 다음과 같습니다.
논리적인 출발점은 상대방 출원인이 출원 전 이미 진정 브랜드의 존재를 명확히 인지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증명하는 것입니다.
가장 강력하고 설득력 있는 증거는 양 당사자 간의 기존 상업적 거래 관계에서 나옵니다. 유통·대리점 계약서, 발주서(PO), 공식 견적서, 이메일 협상 기록, OEM 제조 논의 내역, 프랜차이즈 계약 관련 서신 등은 출원인이 해당 상표를 ‘우연히 독자적으로 창작했다’고 항변하는 것을 사실상 불가능하게 만듭니다.
공식적인 계약이 체결된 적이 없는 경우라면, 입증의 초점을 브랜드의 시장 노출도(Market exposure)로 전환해야 합니다. 동남아시아 지역 대상의 국경 간 거래(수출입 실적), 해외 무역 전시회 참가 내역, 타깃 시장을 겨냥한 온라인 마케팅 자료, 소셜 미디어 인게이지먼트 데이터, 베트남 현지에서 발생한 웹사이트 트래픽 기록 등은 출원인이 우연히 해당 상표를 도안했을 리 없다는 점을 뒷받침하는 결정적인 정황 증거로 기능합니다.
단 한 건의 상표 출원은 간혹 단순한 우연으로 치부될 여지가 있습니다. 그러나 수십 건에 달하는 출원 내역은 완전히 다른 이야기를 보여줍니다.
정식 법적 조치에 착수하기 전, 베트남 지식재산청(IP Viet Nam)을 통해 출원인의 전체 포트폴리오를 전수 조사하는 절차는 매우 중요한 전략적 단계입니다.
이러한 기회주의적 상표 선점 패턴이 입증되면 사건의 성격은 완전히 달라집니다. 단순한 개별 상표 분쟁이 아닌, 체계적이고 상습적인 상표 선점(Trademark squatting) 행위에 대한 결정적 증거로 전환되기 때문입니다.
출원인의 선인지 사실을 밝혀내는 것만으로는 사건이 완전히 마무리되지 않습니다. 심사 당국은 출원인이 출원일을 확보한 전후로 어떤 행위를 했는지를 면밀히 검토합니다.
이러한 외부적 정황들은 심사관에게 가장 본질적인 질문, 즉 “출원인이 애초에 왜 이 상표를 출원했는가?”에 대한 명확한 해답을 제공합니다.
사건의 시간적 진행 순서는 실무에서 가장 빈번하게 간과되는 입증 수단 중 하나입니다.
국경 간 IP 분쟁에서 흔히 나타나는 전형적인 시나리오를 살펴보겠습니다.
어느 서류에도 “우리는 귀사의 상표를 무단 탈취할 의도가 있습니다”라고 직접 기재되어 있지는 않을 것입니다. 그러나 사건의 시간적 인과관계 그 자체가 명백한 증거가 됩니다. 법적 주장을 담은 서면을 작성하기에 앞서, 모든 교신 내역을 일자별로 세분화한 타임라인(Timeline)을 작성할 것을 강력히 권장합니다. IP 분쟁에서 정밀한 시간적 순서는 단편적인 개별 서류가 입증하지 못하는 인과관계를 완성해 줍니다.
빈번하게 발생하는 비용 낭비성 오류 중 하나는 해당 상표가 베트남 내에서 ‘저명(Well-known)’하다는 점을 입증하는 데 과도한 자원을 투입하는 것입니다.
역내 인지도나 명성이 유용한 정황 자료가 될 수는 있으나, 베트남 실무상 ‘악의성(Bad faith)’의 요건과 ‘저명상표 보호’의 법적 기준은 명확히 구분됩니다. 저명상표의 엄격한 요건에 지나치게 얽매이다 보면, 정작 출원인의 악의적 행위 입증이라는 본질에서 초점이 흐려질 수 있습니다.
핵심 질문은 “우리 상표가 일반 대중에게 널리 알려진 유명 상표인가?”가 되어서는 안 됩니다.
집중해야 할 질문은 바로 “어떠한 증거 조합을 통해, 바로 이 특정 출원인이 우리 브랜드를 사전에 알고 있었으며 부정한 상업적 이익을 목적으로 상표를 선점했음을 입증할 수 있는가?”여야 합니다.
악의적 상표 선점 분쟁에서 사건을 단번에 종결시킬 수 있는 단일 문서는 사실상 존재하지 않습니다.
승소 가능성이 높은 사건은 대개 다양한 증거 자료들을 하나의 맥락으로 엮어냄으로써 완성됩니다. 선인지를 입증하는 이메일 교신, 상습성을 보여주는 포트폴리오 검색 내역, 부당한 대가 요구로 드러난 상업적 동기, 그리고 기회주의적 출원 시점을 밝혀내는 정밀한 시계열 분석이 결합되어야 합니다. 각각의 자료는 단독으로는 증명력이 약해 보일 수 있으나, 일관된 서사로 통합될 때 비로소 반박하기 어려운 명확한 상업적 정황을 완성하게 됩니다.
따라서 베트남에서 상표 분쟁에 직면한 권리자라면, 단순히 두 상표 간의 외관·칭호·관념이 얼마나 유사한지를 비교하는 데 그쳐서는 안 됩니다. 출원인의 과거 행적, 사업적 배경, 그리고 행위 양태에 대해 구체적으로 무엇을 객관적으로 입증할 수 있는가에 분석의 초점을 맞추어야 합니다.
실질적인 전략적 우위는 바로 그 지점에서 만들어집니다.
QUAN, Nguyen Vu | Partner, IP Attorney
PHAN, Do Thi | Special Counsel
HONG, Hoang Thi Tuyet | Senior Trademark Attorne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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